veterinary2013. 6. 24. 14:52

이번학기 많은 죽음이 있었다. 

고슴도치 코난이 갔고, 후투티 티티가 갔고

센터에서 실습을 하며 잠깐씩 보았던 동물들도 죽는 것을 보게되었다. 

수리부엉이도 떠나보냈다.

병원실습을 하며 응급으로 왔다 죽은 녀석도 기억난다. 그 표정.

마음이 준비가 되었는지 생각보다 마음의 통증은 덜했던 녀석도 있고

생각도 못했던 상처가 오래 가서 무언가 못하고 멍하게 있기도했다.

마음이 쑤시는 것 같은 그 기분을 어떻게 견디나, 궁금해서 만나는 사람마다 물어봤었다. 

어떻게 하시는지, 어떻게 살아가게되는지, 


내가 좋아하는 한 분이 

나의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주었다. 그 말을 오래 새기게 된다.

동물들의 죽음, 특히 보호자가없는 야생동물의 죽음으로 내가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여,

그리하여 그 죽음이 이후 다른 생명을 살릴 보탬이 되지 못한다면

그것이 나쁜 것이라고. 그 나쁜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다면 그건 더 나쁜 것이다.


그렇다면 그 배움은 선택이 아니라 나의 의무이다. 

알게된 것, 느꼈던 것, 여전히 놓지 못하는 질문들을 정리하여 기록으로 남기고 공유하는 것이

내가 그 죽음을 내 감정의 소모로만 두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제 그것을 조금씩 정리해봐야겠다. 

지금 이 일천한 경험과 얕은 지식이지만, 

지금의 이 기록이 나중에 나에게 언젠가는 의미있는 시작이었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이런 마음을 잊지 않고 살것이다.

Posted by 유남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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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6.24 15: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님 근황이 넘 궁금해요

    2020.06.26 10: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오늘 케이지의 문을 열었더니, 한 녀석이 다리로 몸을 지탱하고 서있네요!

늘 얼굴을 바닥에 붙이고 엎어져있거나, 엉덩이를 바닥에 붙이고 주저앉아있다가

오늘 처음 자기 다리만의 힘으로 벌떡 일어나있었습니다.

일어나면 몸을 흔들흔들하는 모습이 아주 안정적이진 않았지만,

이제 섰으니 걷고 뛰고 날고,,,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거겠죠! 이제까지의 성장속도를 보면 말입니다.

 <일주일전>

<오늘 다리로 지탱하여 일어난 모습>

또 다른 기쁜 소식은 녀석들이 펠렛을 토해놓았다는 것입니다!!!

제가 처음 본 녀석들의 펠렛입니다. 반가운 마음에 사진을 찍었습니다.

"녀석들이 언제 펠렛을 토할까?" 하고 내심 기다려왔었거든요.

펠렛이란 맹금류들의 먹이먹는 습관과 관련되어있습니다.

맹금류들은 먹이를 통째로 먹습니다. 생후 몇주까지는 어미가 찢어주는 먹이를 받아 먹지만, 곧 통째로 먹이를 먹습니다.

그럴경우 털, 뼈, 발톱 같이 잘 소화되지 않는 부분이 뭉쳐져서 다시 입으로 토해내게 됩니다.

우리 병원의 수리부엉이 새끼들도 뼈째 먹이를 먹고 있기 때문에, 펠렛을 토해내는게 맞지요.  

뼈와 털등을 섭취해도 펠렛을 토하지 않으면 문제이기 때문에

오늘 제가 발견한 펠렛을 보고, 안심이 되고 기뻤습니다.

제가 발견한 펠렛은 아래같이 비교적 뭉쳐져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도 털이 뭉쳐있는 것이 보이지요.

 뭉쳐있던 펠렛을 조심스레 흩어보았습니다.

 먹이로 먹은 병아리의 뼈, 털이 주로 보이네요. 갈색 큐티클 조각같은 것은 밀웜의 껍질로 보입니다.

맹금류가 토해놓은 펠렛은 신비로운 퍼즐과도 같습니다.

무엇을 먹었는지 뿐만 아니라, 어느 지역을 순찰하며 먹이를 잡았는지

배불리 먹고 지냈는지, 아니면 기아에 허덕였는지..

야행성조류인 수리부엉이 성체가 아침에 토해놓은 펠렛을 보면,

달빛을 받으며 특유의 조용하고 커다란 날개짓으로 밤하늘을 날며 사냥을 하는 수리부엉이를 떠올리게 됩니다.

이 녀석들은 아직 새끼이고, 저희가 준 먹이가 그대로 나온 펠렛이니, 그런 추측을 할 필요는 없고요 ^^

녀석들의 삶에서 만들어놓은 첫 펠렛, 대견한 마음에 축하를 해주고 싶네요.

어미 손을 떠났지만 잘먹고 잘 소화시켜 쑥쑥 크고 있다는 반증이니까요!

 

다리로 몸을 지탱해보는 것도 처음,

펠렛을 토해놓은 것도 처음,,

세상에서 경험하는 '처음'들이 녀석들에게는 아직도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 처음들을 함께 할 저도 두근두근 합니다

 

  

Posted by 유남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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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너무 신기하고 감동적이네요 이 뒤로 작성하신 포스트가 없길래 잘컸는지 궁금해서 댓글남겨요

    2013.05.15 01: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허은주

    무럭무럭 성장하다가 안타깝게 죽었습니다..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2013.06.24 14:36 [ ADDR : EDIT/ DEL : REPLY ]

수리부엉이 두마리는 빠른 속도로 성장중입니다.

처음왔을 때 160g 정도였던 녀석들이 이제는 300g을 훌쩍 넘었습니다.

수리부엉이는 생후 6주 안에 골격성장을 마친다고 하니, 이렇게 눈부신 속도가 맞는 것이지요.

매일매일 몸무게의 9% 정도가 늘어갑니다.

먹이량은 하루에 몸무게의 30% 정도, 혹은 그 이상을 먹습니다.

이 사진이 일주일 전이고, 아래 사진은 지금 찍은 것인데요,

여러 변화들이 눈에 띄지만, 솜털이 더 길게 자라고, 솜털들 사이의 차이들도 보입니다.

즉, 긴 솜털 아래 짧은 솜터들이 더 빽뺵하게 자라네요. 처음 왔을 때의 솜털은 짧고 부드럽고 균일한 것과 차이가 있네요.

<일주일 전>

<일주일이 지난 지금>

위 사진을 보시면, 아래 사진의 녀석은 날개를 야무지게 접고 있습니다.

일주일 전에는 날개가 늘어뜨려져도, 날개를 편 상태로 몸을 가누기 힘들었지만

일주일이 지난 지금은 날개가 떨어지고, 날개에 자극이 가해지면 저렇게 날개를 접고 몸통에 붙이고 있습니다

자기 날개라는 몸에 대한 감각적인 인지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겠지요?

 

아직 무릎을 펴서 무릎관절로 몸을 지탱하진 못합니다.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있지요.

이런 속도라면, 곧 무릎으로 단단히 땅을 딛고 일어설 날이 얼마 남지 않아보입니다.

Posted by 유남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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